「이야기 주머니」는 이야기를 듣고도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않은 채 글로 적어 주머니에 보관한 학동과, 그 안에서 사기(邪氣)가 된 이야기들이 학동을 해치려 한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원전은 단순한 괴이담이 아니라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이야기하는 메타설화입니다. 이야기를 기록하고 소유하려는 학동은 문자문화를, 이야기들의 목소리를 듣고 학동을 구하는 하인은 구술문화를 상징합니다. 이를 통해 말과 이야기의 생명력을 억누르는 문자 중심 문화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문자문화와 구술문화가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공존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본 콘텐츠에서는 이러한 원전의 의미를 현대적인 시각 언어로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야기들이 주머니 안에 갇혀 있다가 한지 조각으로 흩어지고, 다시 요괴와 동물 등 다양한 형상으로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통해 ‘이야기는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전해질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는 의미를 시각화하였습니다. 특히 한지를 찢고, 접고, 겹쳐 만든 듯한 질감과 서당, 학동, 하인, 달빛 등의 한국적 소재를 활용하여 전통 설화가 가진 정서를 친근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로 재해석하였습니다.
활용 데이터: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이야기 주머니」
제공기관: 국립민속박물관
출처: https://folkency.nfm.go.kr/topic/detail/5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