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는 한국 전래설화 「손톱 먹은 쥐」를 바탕으로,
‘누군가의 욕망은 다른 누군가의 사소한 실수를 통해 실현되기도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단편이다.
무심코 버린 손톱이 자신의 삶을 빼앗는 계기가 된다는
설정에 주목했다.
한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 없이 지나간 행동이, 그를 지켜보던 존재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회가 된다. 작품은 이처럼 일상의 작은 방심과
타인의 은밀한 욕망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람이 된 쥐가 있다.
인간의 시선에서 보면 쥐는 타인의 자리를 훔친 침입자이지만,
쥐의 시선에서 둔갑은 평생 바라던 삶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난 항상 네가 되고 싶었거든”이라는 독백으로 시작해,
쥐가 아씨의 얼굴과 목소리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관계와 온기까지
갈망했음을 드러낸다.
어머니의 다정한 손길과 집 안의 따뜻함은 쥐가 빼앗고 싶었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관객이 쥐의 행동을 두려워하면서도
그 욕망의 간절함을 느끼도록 하고자 했다.
진짜와 가짜 아씨는 동일한 얼굴로 설정했다. 외모만으로는 두 존재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드는가’,
‘타인의 모습을 얻으면 그 삶까지 내 것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특히 마지막의 “난 너여야만 해”는 동경이 집착으로 변했음을 드러내는
절규다. 가짜 아씨는 다가오는 고양이를 두려워하면서도
진짜 아씨를 바라보며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놓지 않는다.
둔갑이 풀리는 결과를 직접 보여주는 대신, 고양이의 도약과 비명,
암전으로 마무리해 얻은 삶을 잃기 직전의 절박함을 남긴다.
연출은 익숙한 한옥의 가을 풍경에서 출발해 점차 빠르고
불안한 호흡으로 전환된다.
실사적 이미지와 한국적 정서의 음악을 바탕으로,
발소리와 긁는 소리, 숨소리 같은 효과음을 강조해
평온한 일상이 위협으로 바뀌는 감각을 만들었다.
마지막에는 제목의 글자가 점점 커지는 검은 점들에 잠식되어 사라진다.
이는 타인의 삶을 차지하려 했지만 끝내 자신의 존재마저 지워질 위기에
놓인 쥐의 운명을 시각적으로 이어간다.
내용: 한국의 신화·전설·민담 등 다양한 설화 정보
활용 : 한국전래설화 「손톱 먹은 쥐」
기관명: 국립민속박물관
자료 형식: 웹페이지
URL: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표제어 ‘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