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호랑이는 한 가족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이며,
위기에 놓인 오누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을 붙잡고 위험에서 벗어나
마침내 해와 달이 됩니다.
본 작품은 이 익숙한 이야기를 오늘날의 현실에 옮겨와,
현대 사회에서 우리를 뒤쫓는 ‘호랑이’와 위기의 순간 내려오는 ‘동아줄’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작품 속 호랑이는 한부모 가정의 생계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삶의 위기를 상징합니다.
엄마가 홀로 두 아이를 돌보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월세와 생활비 등
현실의 부담은 조금씩 가족의 삶을 압박합니다.
그리고 결국 아이들마저 그 위기 앞에 남겨지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의 오누이에게도 동아줄은 내려옵니다.
상담과 돌봄, 위탁가정, 교육과 주변 사람들의 관심처럼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내미는 여러 도움의 손길을 전래동화 속 ‘동아줄’로 표현했습니다.
아이들은 그 줄을 붙잡고 성장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자신들이 받았던 도움을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는 사람이 됩니다.
이를 통해 ‘해와 달이 된다’는 결말 역시 단순히 성공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어두운 세상을 밝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오래된 전래동화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한 사람에게 건넨 작은 도움은 그 사람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동아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