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삼국유사』 「경문대왕」조에 기록된 ‘경문왕의 귀’ 설화, 오늘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생성형 AI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원전의 이야기를 단순한 ‘비밀의 폭로’가 아닌, 한 번 세상 밖으로 나온 말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소문의 확산’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원전에서 경문왕의 나귀 귀를 유일하게 알고 있던 복두장이는 평생 비밀을 지키다 죽음을 앞두고 대숲에서 이를 외칩니다. 이후 바람이 불 때마다 대숲이 그 말을 되뇌었고, 왕이 대나무를 베어내도 소리는 끝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작품은 깊은 밤, 왕의 내전에서 시작됩니다. 왕의 나귀 귀를 목격한 복두장이가 놀라 벼루를 엎고, 쏟아진 먹물은 창호지 위로 번져 한 폭의 대숲이 된 뒤 실제 대나무숲으로 이어집니다. 이후 창호지 위 대숲이 점점 번져가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한번 시작되면 되돌릴 수 없는 ‘먹의 번짐’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소문을 시각화하였습니다.
대숲에서 터져 나온 비밀은 사람의 입과 귀를 거쳐 까치에게 전해지고, 까치는 고양이로, 고양이는 다시 호랑이로 이어집니다. 점점 몸집이 큰 동물에게 소문이 전해지는 과정을 통해, 작게 시작된 말이 전달을 거듭할수록 더 넓고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천 년 전 대숲을 흔들던 소문이 오늘날에도 사람과 매체를 옮겨 다니며 확산되는 모습과 맞닿아 있습니다.
왕은 방 안을 가득 메운 먹빛 대숲을 통해 자신의 비밀이 퍼졌음을 알아차리고 창호지를 거칠게 찢어냅니다. 원전에서 대나무를 베어내는 장면을 ‘대숲이 번진 창호지를 찢는 행위’로 상징화하고, 이를 실제로 베어진 대나무숲과 연결하여 이미 퍼져버린 소문을 지우려는 왕의 시도를 표현하였습니다.
모든 대나무가 베어진 뒤 아침이 찾아오며 모든 것이 끝난 듯 보이지만, 어디선가 다시 “임금님 귀는…”이라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오며 화면은 암전됩니다. 이를 통해 소문의 흔적을 없애더라도 이미 퍼져나간 말까지 완전히 지울 수는 없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결국 작품은 ‘한번 세상 밖으로 나온 말은 과연 다시 완전히 지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대와 전달 방식은 달라져도 한번 퍼진 소문은 더 이상 한 사람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활용 문화데이터]
활용 데이터명: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경문왕의 귀 설화」 항목
제공기관 또는 소장기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출처 URL: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2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