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식총〉은 한국 민간신앙의 호식총과 창귀 설화를 현대적 공포 문법으로 재해석한 오컬트 호러 콘텐츠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영혼이 창귀가 되어 산 자를 유인한다는 설화에서 출발해, 귀신에 쫓기는 공포를 넘어 죽음이 또 다른 죽음을 부르며 반복되는 ‘업과 윤회의 굴레’를 다룬다.
핵심 소재인 호식총은 창귀가 또 다른 희생자를 낳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봉인의 공간이다. 산행 중 주인공이 우연히 호식총을 훼손하고 방치하면서 봉인은 깨지고, 기이한 사건들이 잇따르며 주인공 또한 죽음의 연쇄로 끌려 들어간다. 작품은 TV 속 호랑이의 번뜩이는 눈빛과 택시 룸미러에 비친 기사의 눈빛을 일치시켜 둘을 시각적으로 연결한다. 관객에게 창귀의 개입을 설명하는 대신 반복되는 눈빛을 통해 주인공이 이미 창귀의 유인에 걸려들었으며 택시기사가 새로운 죽음의 매개임을 암시한다. 평범한 택시는 새로운 희생자를 향해 달리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는 하나의 행위가 결과를 낳고 그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는 인과의 굴레를 시각화한 것이다. 주인공의 최후 역시 단순한 징벌이 아닌, 오래된 죽음의 연쇄에 또 한 사람이 편입되는 과정이다.
엔딩에서는 사고 후 늘어진 주인공의 손끝에서 떨어지는 핏방울을 집요하게 비춘다. 뚝, 뚝 떨어지는 피의 소리가 목탁 리듬으로 이어지고 불경 독경이 중첩되며 비극은 절정에 달한다. 이때 흘러나오는 구절 ‘동출탈획 기사우입(同出脫獲 旣捨又入)’은 “함께 벗어나 목숨을 얻은 듯하나, 이미 버렸던 굴레 속으로 다시 들어선다”는 인과의 이치를 뜻한다. 즉, 재앙에서 벗어났다고 믿은 순간조차 이미 벗어던진 줄 알았던 악업과 죽음의 굴레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갔다는 운명적 경고다. 피 소리와 독경, 그리고 이 경구는 주인공의 죽음이 소멸이 아닌 새로운 악업의 순환이자 또 다른 창귀의 탄생임을 드러낸다.
결국 〈호식총〉의 진정한 공포는 호랑이나 창귀 자체가 아닌, 한 죽음이 다음 죽음의 원인이 되는 벗어날 수 없는 윤회의 굴레다. 호식총 설화에 업과 인과의 불교적 심상을 결합해 깊이 있는 한국형 오컬트 호러를 완성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