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딸 순이에게 설화를 들려주던 연화. 그날 밤의 이야기는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를 흉내 낸다는 ‘손톱 먹은 들쥐’였다.
이튿날부터 마을에 역병이 돌기 시작하고, 순이도 끝내 병을 이겨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 상복조차 입지 못하고 딸의 죽음을 부정하던 연화는 순이가 남긴 작은 복주머니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이야기를 들은 순이가 들쥐에게 빼앗기지 않으려 고이 모아 둔 손톱 조각들이 들어 있다.
연화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주머니를 순이의 무덤 앞에 내려놓는다.
“아가… 들쥐라도 좋으니… 한 번만 와주면 안 될까?”
그리고 그날 새벽, 문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무니, 나 왔어.”
돌아온 것은 딸일까, 딸의 모습을 한 들쥐일까.
무엇이든 좋았다. 연화는 그저, 다시 한번 아이를 품에 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