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품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수록된 전래이야기 「방귀시합」을 바탕으로, 우리 옛이야기 특유의 해학과 익살을 현대적으로 이어가고자 기획했습니다. ‘방귀’라는 소박하고 우스운 소재를 과장된 경쟁으로 확장하는 원작의 재미는 오늘날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한국적 유머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옛이야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오래전 시작된 방귀시합이 세대를 거쳐 현대까지 이어진다는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작품 속 두 인물의 경쟁은 처음에는 웃음을 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크게, 더 멀리, 더 높이’를 향해 점점 과열됩니다. 이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더 앞서가기를 요구받는 현대사회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경쟁만을 좇다가 서로와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누가 더 뛰어난지를 가리는 것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인 교훈보다는 익살스러운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한국 전래동화 그림책과 민화·풍속화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먹선, 붓터치, 담채, 한지 질감을 활용했습니다. 인물의 과장된 표정과 몸짓, 바람에 날리는 사물 등으로 전래이야기의 해학성을 살렸으며, 방귀의 바람과 소용돌이에는 태극을 연상시키는 곡선과 문양을 은근히 활용해 한국적인 이미지를 더했습니다. 음악 역시 장구·북·가야금·대금 등 전통 악기의 리듬과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현대적인 영상 흐름에 맞게 구성해, 이야기·그림·음악 전체에서 우리 옛이야기의 정서가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오래 남아야 할 것은 결국 사람을 웃게 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방귀시합」의 해학과 교훈이 오늘의 관객에게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활용 데이터: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방귀시합」
제공기관: 국립민속박물관
출처: https://folkency.nfm.go.kr/topic/detail/5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