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우리가 가장 먼저 배우는 이야기 중 하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한 장면이 걸립니다. 떡을 팔고 돌아오던 어머니는 고개마다 떡을 내주다 끝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아이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에 매달려 살아남습니다. 어머니의 희생은 이야기의 전제일 뿐, 그 자체로 조명받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만약 어머니가 잡아먹히지 않았다면?" 원작의 인물, 소재, 결말의 상징을 그대로 가져오되, 어머니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떡은 장바구니 속 가래떡으로, 고개는 늦은 밤 귀갓길로, 호랑이는 가죽 재킷을 걸친 위협으로 옮겼습니다. 동아줄은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오누이가 붙잡는 것은 어머니의 두 손입니다.
호랑이와의 결투는 액션이 아니라 대사의 장면입니다. 호랑이를 쓰러뜨리는 힘의 근거를 초능력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육아와 노동에서 찾았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텨낸 평범한 어머니가 호랑이보다 강하다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전래동화에서 꺼내고 싶은 현대의 의미입니다.
제작은 전 과정을 생성형 AI로 진행했습니다. 실사 호랑이 얼굴에 트렌치코트를 입힌 캐릭터, 밤의 주택가 로케이션, 격투 안무와 립싱크 대사까지 캐릭터 시트 기반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며 생성했고, 배경음악을 배제하고 대사와 효과음만으로 구성해 현대극의 리얼리즘을 살렸습니다. 1분이라는 짧은 길이 안에 발단,위기,결투,결말의 원작 구조를 그대로 압축했습니다.
전래동화가 오늘의 이야기로 살아남는 방법은 원형을 보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얼굴을 그 안에 비춰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다시 꺼내 읽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