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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 아파트로 떡 12개를 배달하던 라이더, 방지턱마다 앉아 있는 호랑이에게 떡도 옷도 오토바이도 다 뜯기고, 결국 라이더 차림으로 초인종을 누른 호랑이는 빈 상자를 열어 본 엄마의 한마디에 무너진다. "…먹었어요?"
시놉시스
밤, 어느 달동네. 배달 앱에 주문이 뜬다. 「떡 12개 · 산꼭대기 아파트 191호 · 요청사항: 애들 배고파요. 빨리요!」 라이더는 젖은 언덕길을 달려 오르지만 첫 번째 방지턱 위에 호랑이가 앉아 있다. 앞발을 들고, 익숙한 그 대사.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떡 하나를 주고 넘어가면 다음 방지턱에 또 호랑이. 떡은 12개에서 6개, 0개로 줄고, 이어서 헬멧, 형광 조끼, 마침내 오토바이 열쇠까지 넘어간다. 라이더복을 갖춰 입은 호랑이는 191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른다. "배달왔습니다~"
문이 열린다. 피곤한 얼굴의 엄마, 그 뒤로 빼꼼 내다보는 남매. 호랑이는 본능대로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지만 엄마는 눈길도 주지 않고 상자부터 연다. 텅 빈 상자. 엄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호랑이를 본다. "…먹었어요?" 호랑이의 으르렁이 어색하게 잦아든다. 엄마는 "하!" 한 번 웃고 문을 쾅 닫는다. 잠시 후 배달 앱 리뷰 화면. 작성자 해와달이맘, 별 한 개. 「떡이 없어요. 기사님이 오면서 드신 듯.」
기획 의도
원작에서 떡을 하나씩 뜯기던 어머니를 오늘의 배달 라이더로, 산길의 고개를 달동네 방지턱으로 옮겼다. 옛이야기의 공포는 그대로인데 결말만 바뀐다. 호랑이를 무너뜨리는 건 동아줄이 아니라 배고픈 아이들을 둔 엄마의 생활력과 별점 한 개다. 원작의 반복 구조를 몽타주의 리듬으로 살리고, 남매는 문 뒤 카메오로 남겨 원작을 아는 사람만 웃는 장치를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