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지 않는 삶을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인간에게 그 소원을 이루어주었습니다.
죽음이 사라지자 시간은 무한해졌고, 무한한 시간 속에서 오늘 해야 할 일은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필요도, 위험을 감수할 이유도, 변화를 서두를 이유도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완벽하게 안전해진 인류는 외계 문명의 눈에 가장 재미없는 존재가 됩니다.
한때 희귀한 문명으로 보호받고 관찰되던 인간은 시청률이 떨어지자 콘텐츠가 되고, 적자가 나자 사업이 되고, 사업성이 사라지자 상품이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에는 ‘80% 할인’이라는 가격표가 붙습니다.
인간에게 벌어지는 종말을 외계인에게는 유쾌한 쇼핑 행사로 보여줌으로써, 생명과 문명마저 경제적 가치로 평가하는 시선을 풍자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죽음과 실패, 세대교체와 유한한 시간이 오히려 인간을 앞으로 움직이게 해온 것은 아닌지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영원히 존재하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같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