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흑묘아 得黑貓兒 — 검은 고양이를 얻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가 남긴 「득흑묘아(得黑貓兒)」 시는, |어느 날 자신의 곁에 온 검은 새끼 고양이를 바라보며 애틋한 감정이 담긴 시입니다. 《동국이상국후집》 권10에 전하는 작품으로, 작은 고양이를 향한 애정과 함께 쥐로 골치를 앓던 일상의 모습까지 유쾌하게 담겨 있습니다.
원전의 뜻을 현대어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보드라운 털에 동그랗고 짙푸른 눈,
> 작은 호랑이처럼 생긴 고양이에게 붉은 끈을 매어주고 먹이를 주었습니다.
> 처음에는 날쌔고 사나웠지만, 차츰 꼬리를 흔들며 사람에게 익숙해졌습니다.
> 집 안을 제멋대로 누비며 옷과 물건을 망가뜨리던 쥐들도
> 네가 온 뒤로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 그러니 부디 밥값을 하며 이 쥐들을 힘껏 물리쳐 주렴.
이번 작품은 이 오래된 시를 ‘한 사람과 한 마리의 고양이가 서로의 곁을 허락하기까지의 이야기’로 재해석했습니다.
쓸쓸한 일상을 살아가던 LEE 앞에 어느 날 검은 고양이 CAT이 나타납니다. 다가가면 달아나고, 기다리면 다시 찾아오는 작은 존재. 먹을 것을 건네고, 서로를 바라보고, 마침내 조심스러운 손길을 허락하기까지—두 존재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순간들을 현대적인 3D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냈습니다.
수백 년 전 이규보가 바라보았던 작은 검은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을, 오늘의 감정과 영상 언어로 다시 만나봅니다.
어쩌면 우리의 외로운 일상을 바꾸는 것은, 어느 날 조심스럽게 곁을 내어주는 작은 존재 하나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