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상은 영화 《트루먼 쇼》의 ‘통제된 세계’라는 구조를 차용해, AI 기술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인간의 존재와 노동, 감정까지 대체하고 비가시화할 수 있다는 문제를 하나의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영상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반복적으로 낮은 성과를 기록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감정적인 교류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부족함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일상 곳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이상 현상을 발견한다. 타인의 부자연스러운 반응, 반복되는 상황, 자신을 관찰하는 듯한 시선 등을 따라가며 관객 역시 주인공의 현실에 균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결국 주인공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 전체가 인간이 아닌 AI에 의해 설계되고 통제되는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장면은 AI를 단순한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디까지 대체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전환점이 된다.
작품은 주인공의 탈출로 끝나지 않는다. 시스템 밖으로 나왔다고 생각한 순간, 그곳 역시 더 거대한 AI 시스템의 일부였음이 드러난다. 더 나아가 주인공 자신조차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사고를 학습하고 있는 AI일지도 모른다는 반전을 통해, ‘인간을 모방하는 AI’와 ‘AI를 인간이라고 믿는 존재’의 경계를 뒤집는다.
특히 CCTV 화면, 글리치 효과, 반복되는 장면과 인물의 얼굴이 AI 데이터처럼 겹쳐지는 연출을 활용해 기술에 의해 인간성이 분해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단순한 기술의 편리함을 넘어, AI의 발전 과정에서 감춰진 인간 노동과 인간성의 약화, 그리고 기술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 가져올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하게 하고자 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Who Am (A)I?”라는 문구는 작품 전체의 질문을 압축한다. 우리는 AI를 사용하는 인간인가, 인간을 학습하는 AI인가. 그리고 우리가 인간이라고 믿는 것조차 누군가가 설계한 결과라면, 과연 인간다움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