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배경
아프리카 트로피 헌팅은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합법적인 산업이다. 사자 한 마리에 수만 달러가 오가고, 그 돈은 현지 가이드와 지역 경제를 통해 정당화된다. 길들여진 사자가 먹이를 주려는 줄 알고 달려올 때 사냥을 즐기는 인간, 그리고 돈에 길들여지는 인간 등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본다.
야생 사자가 총에 맞는 이야기는 다큐멘터리가 이미 수없이 했다. 이 영화의 사자 라몬은 야생이 아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기른, 깡통 소리를 부름으로 아는 사자다. 배신은 야생이 아니라 신뢰를 향한다. 사자는 죽는 순간까지 인간을 의심하지 않는다.
아이와 성체 수사자의 포옹, 소년 코앞에서 고꾸라지는 사자, 핵심 이미지가 전부 촬영 불가능한 것이라 생성형 영상은 이 이야기를 풀기에 최적의 대안이었다.
이야기
가이드 요한은 사자가 나타나지 않자 더플백에서 낡은 깡통을 꺼낸다. 아들 코피가 사자 라몬을 부를 때 쓰던 바로 그것. 같은 리듬을 두드리자 라몬이 반갑게 달려오고, 관광객 진우는 사자가 소년 앞에서 멈춰 선 가장 무방비한 순간을 기다렸다 쏜다. 요한은 돈을 세고, 그중 몇 장을 우는 아들의 손에 쥐여준다. 바닥의 깡통에는 아이의 글씨로 'RAMON'.
연출 의도
슬프게 찍으면 뻔해진다. 영화는 끝까지 무표정한 블랙코미디로 간다.
시선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른의 세계로 빠진다. 아이의 잡기(도마뱀)는 놀이이고 실패하며, 어른의 잡기(총)는 성공한다. 언어는 거래의 영어와 무너질 때 터지는 모국어로 갈리고, 사자에게는 대사가 없다. 처음의 포옹과 마지막의 포옹은 같은 자세, 정반대 의미다.
아이가 사자를 부르던 깡통으로 아버지가 사자를 부른다. 그리고 그 사자의 값을 아이 손에 쥐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