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실로 짜듯이 이어지는 할머니의 시간들
Knitting memories (기억을 뜨다)
이야기는 한밤중 뜨개질을 하던 할머니에게 기억을 수집하는 '털실 아이'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할머니는 '털실 아이'에게 자신에게 일어났던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날마다 모습을 바꾸던 투명한 집에 대한 기억,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다니던 곰과의 추억, 그리고 구슬을 기다리다 나무가 되었던 이야기.
할머니는 지나간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뜨개질을 하듯 낯선 이야기를 엮어낸다.
살아가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뜨개질을 하는 것과 닮아 있다. 되돌릴 수 없는 수많은 시간이 서로 이어져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렇게 할머니의 이야기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기억의 실이 된다.
작품의 마지막에는 털실 아이가 왜 할머니를 찾아왔는지 밝혀지는 반전의 장치를 숨겨, 앞서 들려준 이야기들이 단순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경쾌한 피아노곡으로, 곰과 함께한 추억은 깊고 묵직한 첼로곡으로, 구슬의 이야기는 섬세한 플루트 연주곡으로 구성해 각 기억이 지닌 정서를 음악으로 구분했다. 또한 따뜻한 펠트 질감을 활용해 기억이 가진 포근함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시각화했다.
Knitting memories(기억을 뜨다)는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그 시간을 기억하는 일이 지닌 의미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