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기획 배경 >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치매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보편적 아픔이 되었다.
그러나 대중매체 속 치매는 주로 상실과 비극, 혹은 주변인의 돌봄의 고통으로만 그려져 왔다.
이 작품은 "치매를 겪는 이의 내면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환자를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억 속을 걸어가는 주체로 바라보고 싶었다.
물에 닿으면 번지고 녹아내리는 닥종이의 질감으로 흐려지는 기억을 표현하고,
이를 실사로 담은 현실과 교차시켜 치매를 따뜻한 시선과 새로운 상상력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 작품 의도 >
전통 닥종이의 질감을 핵심 시각 매개체로 삼아, 치매 환자의 내면을 한국적인 정서가 깃든 공간에서 표현하고자 했다.
전통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사슴, 까치, 학이라는 상징물을 기억의 숲에 배치하여, 우리의 내면세계와 곁을 지키는 소중한 존재들로 형상화했다.
기억의 숲에서 등장하는 사슴, 까치, 학은 소멸해 가는 기억과 희생, 사랑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다.
물에 닿으면 번지고 녹아내리는 닥종이의 성질처럼 삶의 기억은 흐려져도 그 안의 사랑만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잃어버린 기억을 슬퍼하기보다 가장 순수했던 어린 자신과 다시 만나 함께 머무는 순간을 온전히 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