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지 못하는 아이>는 ‘상상을 실현하는 아이’라는 주제에서 출발해,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시우는 “상상이 뭐예요?”라고 묻는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조차 쉽게 대답하지 못하던 아이는 자신이 처음 마주한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면서 처음으로 웃고, 즐거워하고, 원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관객은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시우는 정말 상상하지 못하는 아이였던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시우를 위해 만들어낸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시우가 보고 있는 바다와 하늘, 만나는 사람과 행복했던 순간들은 한 아이가 남긴 사진과 영상, 목소리, 그림과 같은 기억의 흔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 세계가 시우의 기억인지, 혹은 시우를 잊지 못한 아빠가 자신의 기억과 바람을 투영해 만들어낸 것인지는 끝까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아빠가 만들어낸 세계 속에서 시우는 점점 행복해진다. 그렇다면 그것은 시우의 상상을 실현한 것일까, 아니면 아빠가 놓지 못한 자신의 상상을 실현한 것일까.
작품은 이 질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기억과 상상, 현실과 만들어진 세계의 경계를 관객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과 목소리뿐 아니라 그 사람이 남긴 수많은 흔적까지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기억을 통해 누군가의 세계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곳에 존재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상상하지 못하는 아이>는 상상을 실현한다는 것이 반드시 아름다운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누군가를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 역시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상상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는 누구의 것인가.
그 안에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이인가, 아니면 아이를 잊지 못한 사람인가.
이 작품은 그 경계에 질문을 남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