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AL〉은 ‘만약 누구에게나 현실을 떠날 수 있는 문이 하나씩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어느 날, 세상에 각자만의 유토피아로 넘어갈 수 있는 포탈이 생긴다. 포탈은 누구의 것인지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포탈이 어디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낀다. 자신의 것이 아닌 포탈은 작은 무지개처럼 보일 뿐 만지거나 통과할 수 없다. 포탈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곳으로 들어간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포탈을 발견한 뒤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누군가는 포탈을 찾아 떠나고, 누군가는 포탈이 너무 멀리 있다는 이유로 포기하며, 누군가는 포탈의 존재를 알면서도 이전과 같은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누구보다 늦게 자신의 포탈을 발견한 김진욱이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포탈을 넘어 사라진 뒤, 뒤늦게 자신의 포탈 앞에 선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알 수 없는 세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이 작품에서 포탈은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통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삶을 버리고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다.
<PORTAL>을 제작하면서, 포탈 너머가 정말 유토피아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그곳이 유토피아라는 확신조차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왜 자신의 삶을 떠나고 싶어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결국 포탈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구원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선택이며, 그 선택 앞에서 각자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를 통해 삶과 현실에 대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PORTAL〉은 이러한 이야기를 AI 기반의 미니어처 스톱모션 형식으로 구현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AI 이미지·영상 생성 기술을 활용했으며, 빈티지한 미니어처의 질감과 고정된 카메라, 제한적인 움직임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익숙하지만 어딘가 어긋난 공간과 인물들을 통해 포탈이 존재하는 세계를 관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