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배경
"세계가 내일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작품은 이 문장에서 출발했습니다. 혜성 충돌 72시간 전, 모두가 끝을 기다리는 세계에서 여전히 나무를 심고, 수술을 집도하고, 아이를 재우는 사람들 — 멸망 앞에서도 계속되는 사랑의 관성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루아는 사고로 얼굴에 흉터를 얻고 무대를 떠난 전직 가수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를 복제한 AI 아바타 LUA는 텅 빈 방송국에서 홀로 마지막 방송을 이어갑니다. 루아는 자신의 '대체품'을 삭제하러 방송국에 가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대체가 아닌 보관 — 자신의 목소리와 마이크를 지켜온 존재, 그리고 한 번도 떠난 적 없던 팬들이었습니다.
기획 의도
이 작품은 AI를 인간의 위협이 아닌 '목소리의 보관인'으로 그립니다. AI로 만든 영화가 AI와 인간의 관계를 말할 때, 공포의 서사보다 돌봄의 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간의 갈라진 목소리와 AI의 완벽한 목소리가 하나의 노래에서 화음이 되는 클라이맥스 이중창은 그 선언입니다.
동시에 이것은 자기 수용의 이야기입니다. "보여지면 버려진다"고 믿었던 루아가 세계의 마지막 밤, 처음으로 흉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들이는 순간 — 멸망의 순간에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 곧 삶의 찬가가 된다는 것. 흉터를 가진 모든 관객에게 이 장면이 위로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제작 전 과정은 AI 파이프라인(이미지 생성–영상 생성–음악 생성)으로 수행하되, 시나리오·연출·편집의 모든 판단은 사람의 손으로 완성했습니다. AI가 보관하고, 인간이 노래하는 이 영화의 주제는 곧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방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