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훗날 세계적인 화가로 성장한 청각 장애인 베트남 화가는 어렸을 적 낯선 타지에서 만난 할머니의 따뜻한 파동을 담은 자신의 첫 작품을 전시하며, 세상을 향해 처음으로 색을 피워냈던 그날을 회상한다.
[기획 의도]
우리는 종종 말이 통하지 않거나 모습이 다르면 소통할 수 없다고 단정 짓곤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소통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열쇠는 결국 '마음'이라는 사실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싶었다. 할머니가 건넨 다정한 눈빛과 작은 친절이 아이의 닫힌 세상을 열어 주었듯, 완벽한 문장이나 들리는 목소리가 없어도 서로를 향한 진심만 있다면 언어의 장벽과 신체적 결핍은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진짜 목소리는 입이 아니라 마음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다름'은 결코 단절의 장벽이 아니라 세상을 더욱 다채롭게 칠하는 특별한 물감이라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주인공을 색청을 지닌 인물로 설정했다. 작품 속 주인공은 낯선 반응에 잠시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진정한 응원으로 이내 다시 용기를 내어 자신의 그림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연민보단 한 아이가 스스로 벽을 허무는 기특하고 가슴 벅찬 기쁨의 감동을 전달하고자 했다. 마법처럼 놀이터에 퍼져나가는 색채들처럼, 이 영상을 보는 관객들의 마음속에도 형태와 소리를 뛰어넘어 온전히 마음과 마음으로 맞닿는 진정한 소통의 온기가 스며들기를 바란다.
작품의 제목인 '청(聽·靑)'은 주인공에게 처음 온기를 전해준 할머니의 따뜻한 목소리 색깔인 '청(靑)'과, 그 목소리를 색채로 받아들여 온전히 듣고 교감한 아이의 '청(聽)'을 동시에 의미한다.
[연출 의도]
이야기는 화가인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감동적인 기억을 회상하는 나레이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에 과거 회상 장면 전체를 어린 시절의 주인공이 직접 그린 그림처럼 표현하고자 했다. 스케치북 위에 손으로 그린 듯한 질감과 그림 애니메이션을 활용하여, 한 편의 오래된 그림책을 펼쳐보는 듯한 따뜻하고 회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