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획 배경
스스로의 삶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이유는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 것입니다.
"왜 하필 나야?" |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 "나한테 어째서 이런 일이..."
세상은 누구도 특별 취급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무너뜨리고 몸을 무너뜨리고 시기에 무관하고 장소에도 얽매이지 않으니 예측도 불가합니다.
고로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것은 어쩌면 세상의 불확실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가장 강력한 통제를 받게 된 인간이 있습니다.
카운트다운이 압박해오는 가운데.. 동전 투입구도 없는 기묘한 뽑기 기계(90's)의 레버를 돌린 직후 그는 무작위적인 죽음의 루프에 갇히고 맙니다.
어떠한 사연인지 모르나, 남자는 이것이 단순히 신의 오락인지 아니면 깨달음을 주기 위한 시련 따위의 것인지 진의를 파악하고 극복해야만 합니다.
태어남은 던져진 주사위와 같고 삶에서 대면하는 크고 작은 불확실성을 극복할수록 남자는 의연함을 갖추고 자유해질 테니까요.
이 작품의 기획 배경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난'에 대한 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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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도
프레임 속 프레임처럼 루프에 갇힌 남자가 처음 만난 상황 역시 세계대전(1944년 아른헴 전투)이라는 시대의 와류에 삼켜진 영국인의 이야기입니다.
'저격수의 생리현상에 대한 고충'은 대중매체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이며 콘텐츠에서의 스나이퍼는 대부분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로 소비됩니다.
수시간 혹은 수일을 미동 없이 자리를 지키며 대변을 보고 콘돔에 소변을 받는 절체절명의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부지불식간에 그 안에 던져진 평범한 현대인의 모습을 통해 갈등과 무력감을 드러내고자 하였습니다.
"나라면... 나라면 저거 진짜 어째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