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수 제한으로 [영상 해석]은 댓글 참고 부탁 드립니다.
[영상 스토리]
무서운 꿈이라도 꾼 듯 거친 숨을 내쉬며 잠에서 깬 주인공은 평소처럼 자신의 손가락 개수를 세며 하루를 시작한다. 손가락 다섯 개, 시계 다섯 개, 꽃 다섯 송이. 주인공은 이상하리만큼 숫자 ‘5’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출근 준비를 마친 주인공은 여느 때와 같이 회사로 향한다. 회사에 도착한 뒤에는 기계처럼 평범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지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펜을 누르는 것도, 글씨를 쓰는 것도, 물건을 정리하는 것도, 노크하는 것도 모두 정확히 다섯 번씩 반복한다. 심지어 ‘말’까지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주변의 사물들이 끊임없이 숫자 ‘5’를 가리키는 것과 달리, 숫자 ‘6’은 철저히 배제되고 파괴된다. ‘6’이 적힌 채 빠져버린 키보드 키캡, 잘려나간 여섯 번째 멀티탭, 깨져버린 여섯 번째 머그잔, 부서진 여섯 번째 우산. 그리고 망가져버린 엘리베이터의 ‘6층’ 버튼까지.
주인공의 강박은 퇴근길에 절정에 이른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주인공은 자신이 세어본 ‘여섯 번째’ 노인을 차도로 밀쳐 사고를 일으킨다.
그리고 다음 날인지, 다시 시작된 꿈인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 주인공은 전날과 똑같이 거친 숨을 내쉬며 잠에서 깨어난다. 평소처럼 자신의 손가락을 하나씩 세기 시작하지만, 숫자를 셀수록 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손에 존재하는 여섯 번째 손가락을 발견한다.
놀람과 두려움도 잠시, 주인공은 자신의 여섯 번째 손가락을 잘라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끝으로]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인간일까, AI일까?
주인공은 AI를 상징하는 여섯 번째 손가락을 제거하고 피 묻은 붕대를 감지만, 작품에서는 손가락을 직접 자르는 장면이나 잘린 손가락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끝없이 이어지는 뉴턴의 요람 소리는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이 꿈이거나 비현실적인 상황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영상 마지막, 아주 짧은 순간 거울 속에 비친 주인공의 모습은 기계처럼 보인다. 거울이라는 하나의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인간, 다른 한쪽에는 기계가 존재한다.
‘무엇이 진짜일까?’
이 질문을 남기며 작품은 주인공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인간과 같은 기억을 가지고,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끼며 스스로를 인간이라 믿는 AI가 인류와 함께 살아간다면, AI는 자신이 AI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을까. 반대로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콘텐츠, 인물, 사진, 영상, 음악 등 수많은 영역에서 그것이 AI인지 아닌지를 '강박'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인간과 완전히 동일한 존재가 만들어진다면, 그 검증의 대상은 외부의 콘텐츠가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
‘내 기억도, 내 감정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