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앨범을 넘기다 보면 한 사람이 유독 없습니다. 늘 카메라를 들었던 사람입니다.
이 작품은 그 사람을 찾아가는 2분입니다.
낡은 캠코더 테이프를 되감는 순간부터 화면 속 시간은 거꾸로 흐릅니다. 집을 떠나던 날, 눈이 내리던 마당, 함께 걷던 여름 바다, 첫 걸음마, 그리고 아무것도 없던 신혼집. 시간이 거슬러 오를수록 가족은 줄어들고 모두가 젊어지지만, 그 모든 시대에서 촬영자의 얼굴만은 한 번도 화면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림자로, 뒷모습으로, 화면 밖 목소리로만 존재합니다.
테이프가 맨 앞에 닿았을 때, 카메라를 처음 켜 보던 날의 장면이 나옵니다. 렌즈가 돌아가고, 영상 전체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기록하는 사람은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 이야기를 역순으로 구성한 이유입니다. 순방향으로는 부재가 결말이 되지만, 역방향으로는 부재가 질문이 되고 그 질문의 답이 가장 오래된 프레임에 남아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두 개의 화질을 의도적으로 대비시켰습니다. 테이프 내부는 1990년대 가정용 캠코더의 저채도·노이즈 톤으로, 현재와 마지막 반전 장면은 시네마틱 톤으로 처리하여,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화질이 함께 열리도록 설계했습니다. 1988년부터 2009년까지 20여 년의 시간과 인물의 연령 변화, 사라진 시대의 질감은 실사 촬영으로는 재현하기 어려운 영역이며, 생성형 AI가 서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미지는 GPT Image 2.0으로 키프레임을 생성한 뒤 Grok Imagine으로 영상화했고, 마지막 대사는 립싱크로 구현했습니다. 음악과 가사는 SUNO로 창작했으며, 보컬은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에 맞춰 등장하도록 배치했습니다.
혹시 지금 이 영상을 보고 계신 분의 가족 앨범에도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었는지 한 번쯤 되감아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