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ONIA〉는 인간의 감정과 상처를 하나의 존재로 형상화하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 뮤직비디오입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고양이 같은 존재 ‘MYURR’가 있습니다. MYURR는 순수하고 연약한 모습으로 인간 세계에 나타나지만, 상처 입은 사람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자신의 몸으로 흡수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치유할수록 MYURR는 점차 변형되고, 처음의 순수한 모습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치유나 희생의 서사가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한 존재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 살아가지만, 타인의 고통을 깊이 바라보기보다 빠르게 소비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AGONIA〉는 이러한 시대 속에서 보이지 않는 감정의 무게와 공감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연출적으로는 초반의 순수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낯설고 불안한 정서로 이동하도록 구성했습니다. 특히 MYURR의 변화는 직접적이고 자극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실루엣, 눈, 안개, 그림자, 빛의 변화 같은 요소를 통해 암시적으로 표현해 관객이 스스로 감정의 흐름을 체감하도록 했습니다.
AI는 이 작품의 주제가 아니라, 현실 촬영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감정의 변형, 비현실적 공간, 존재의 변화 과정을 시각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실사 기반의 감성과 AI 기술을 결합해 현실과 환상이 맞닿아 있는 고유한 세계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AGONIA〉는 단발성 뮤직비디오에 머무르지 않고, MYURR라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중심으로 확장 가능한 IP의 시작점이 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음악, 영상, 패션, 전시, 다양한 시각 콘텐츠로 이어지는 서사를 구축해 하나의 감정적 세계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