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모든 희망이 사라진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가기를 선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세계는 이미 멸망했고, 방독면 없이는 숨조차 쉬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주인공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이었던 딸의 행방마저 결국 싸늘한 시체로 확인되는 순간, 그는 완전한 절망 앞에 서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절망 이후의 선택에 주목한다.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사라진 이후에도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리고자 했다. 이 작품에서 ‘살아감’은 구원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고통과 상실을 끌어안은 채 계속 나아가는 선택 그 자체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