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척 (慘慽)>
장르 : 심리 드라마, 서스펜스
러닝 타임 : 3분
시놉시스
겨울 바닷가를 찾은 남녀.
남자는 여자에게 무당에게서 들은 기괴하고 소름 돋는 이야기를 꺼낸다.
과거 열일곱 살에 지웠던 아이가 아직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곁을 맴돌고 있다는 것.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자신들을 가둬둔 죄책감을 마주하고, 갯바위 틈에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남긴 채 자리를 떠난다.
홀로 남겨진 국화꽃 앞, 어느새 17살 고등학생으로 자라난 상상 속의 아이가 나타나 바다를 바라본다.
기획 의도
저는 평생을 짓누르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열일곱이라는 어린 나이에 생명을 포기해야 했던 두 사람에게, 그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끝없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망령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죄책감을 단순히 슬픔으로 표현하기보다, 소름 끼치고 기괴한 '공포'로 접근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억눌린 상처와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은, 마치 기괴한 악몽이나 환각처럼 인물들의 내면을 갉아먹습니다. 남자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무당과 귀신은 바로 그 죄책감의 형상화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향하는 곳은 공포가 아니라 '애도'입니다.
스스로를 옭아매던 감옥에서 벗어나 상상 속에서나마 다 자란 아이를 마주하고 비로소 온전히 놓아주는 과정을 통해, 상실과 상처를 치유하는 진정한 애도의 의미를 우화적으로 담아낸 단편 영화입니다.
프로젝트 목표
단편 영화가 가지는 짧은 러닝 타임 안에서 인물들의 붕괴된 심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현실과 무의식의 '시각적 분리'였습니다.
현실의 쓸쓸한 바닷가는 직접 촬영하여 무거운 현실감을 주고, 남자의 끔찍한 기억(무당 씬)과 상상 속에서 자라난 아이의 모습(엔딩 씬)은 AI를 활용해 표현했습니다.
인간의 기억은 언제나 왜곡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은 비현실적입니다. 저는 AI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기묘하고 비현실적인 질감이 이러한 심리적 공간과 망령을 묘사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AI툴을 써보는 것을 넘어, 이 기술이 인물의 찢어진 마음을 대변하는 가장 영화적인 도구로 쓰일 수 있음을 증명해 보고자 한 의미 있는 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