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익숙하고도 끔찍한 장면으로 광고는 시작됩니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며 타자를 치고 있는 여주인공의 표정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목과 어깨 위에는 시커멓고 끈적거리는 타르 같은 액체 괴물이 찰딱 달라붙어 있습니다.
퇴근길 밤거리, 무거운 발걸음으로 골목을 걸어가는 여주인공의 뒤를 음산한 처녀귀신이 미행합니다. 보통의 공포 영화라면 여기서 귀신이 덮치며 비명이 질러져야 하지만, 이 광고는 뜻밖의 코믹한 대치 상황을 연출합니다.
주인공의 어깨를 장악하고 있는 피로 괴물의 포스가 너무나 압도적인 나머지, 뒤따라오던 처녀귀신마저 질린 표정으로 멈칫하게 됩니다.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바로 야근과 만성 피로"라는 뼈 때리는 유머를 던지는 명장면입니다.
귀신이 나가떨어지자, 이번엔 어깨 위에 붙어 있던 피로 괴물이 잠든 주인공을 방해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본색을 드러내며 거대해집니다. 괴물이 주인공을 내리치려는 찰나, 침대 주변으로 육각형 모양의 황금빛 SF 방어막(Shield)이 반구 형태로 켜집니다.
괴물이 주먹을 날리지만 방어막의 강력한 반동에 밀려 뒤로 멀리 날아가 엉덩방아를 찧고 맙니다. 비렉스 침대의 슬로건인 "깊은 잠을 위한 완벽한 방패(The perfect shield for deep sleep)"를 물리적인 에너지 실드로 시각화하여, 어떤 방해 요소도 침입할 수 없는 완벽한 숙면 환경을 극적으로 강조한 하이라이트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 광고의 진정한 묘미는 바로 다음 편과의 연결성에 있습니다. 이 침대 방어막에 가로막혀 한 번도 여주인공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쫓겨난 처녀귀신은, 깊은 좌절과 피로감을 안고 거실로 터덜터덜 걸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거실에서 운명처럼 '비렉스 안마의자'를 만나 성불(환생)하게 되는 액자식 세계관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