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GUM)〉은 ‘하드웨어만 남은 인간(P-2848)’과 ‘소프트웨어로 채워지는 기계(케이)’의 아이러니에서 출발한다. 유기적 몸을 잃고도 “나는 인간”이라 고집하는 P-2848과, 인간의 사소한 습관을 흡수하며 인간을 닮아가는 케이 사이에서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자아는 육체에 있는가, 아니면 학습된 정보(습관·기억·의도)에 있는가.
케이의 결정적 행동은 관객에 따라 학습의 오류로도, 의지적 선택으로도 읽히도록 의도적으로 여백을 남겼다. 이 모호함을 통해 작품은 자아의 경계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되묻고, AI 시대에 인간의 위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